⚾ [MLB] 산체스, 해방됐는데 또 양보했다

한국시간 2026년 3월 26일 공개된 계약 세부 내용은 꽤 묘하다. 크리스토퍼 산체스는 이미 한 번 팀 친화적인 계약을 맺었던 투수다. 그런데 이번 연장계약도 결국 필라델리아 쪽에 꽤 유리하게 흘렀다.
AP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 보장에 2033년 구단 옵션이 붙어 있고, 총 보장 금액은 1억400만 달러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31년과 2032년 연봉 가운데 각각 1000만 달러씩, 총 2000만 달러를 뒤로 미뤘다. 그 돈을 2035년부터 2044년까지 10년에 걸쳐 나눠 받는다.
이게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산체스가 원래도 꽤 싼 계약에 묶여 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로이터와 AP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는 산체스와 2024년에 먼저 팀 친화적인 계약을 맺었고, 그 덕에 지난해 사이영상 2위까지 올라선 좌완 에이스를 훨씬 낮은 비용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실제로 산체스는 2025시즌 32경기 202이닝 13승 5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212개를 기록하며 완전히 올라섰다. 그런데도 구단은 기존 계약을 그대로 눌러 쓰지 않고 다시 손을 봤다.
그래서 현지에서도 반응이 갈렸다. 에이전트 쪽은 “팀이 선심을 썼다”는 식으로 고마움을 드러냈고, 반대로 전직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이런 식의 재조정이 다른 구단들엔 부담스러운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유리한 계약을 쥔 팀이 선수를 다시 보상해주는 건 보기 드문 일이라서다.
그런데 산체스도 거기서 그냥 더 챙기기만 한 건 아니었다. 경기 안쪽 내용을 더 들여다보면 이번 계약은 필라델리아가 선수에게 보상해준 그림이면서도, 산체스가 디퍼를 받아들이며 다시 한 번 구단 운영에 여지를 준 계약이기도 하다. 다저스-오타니 계약 이후 더 익숙해진 구조지만, 선수 입장에선 돈을 나중에 받는 게 결코 유리한 선택은 아니다.
결국 이 계약은 둘 다 조금씩 양보한 쪽에 가깝다. 필라델리아는 싼값에 계속 데리고 갈 수 있었던 에이스에게 제대로 보상했다. 산체스는 거기서 다시 2000만 달러를 뒤로 미루며 팀 숨통을 틔워줬다.
그래서 숫자만 보면 대형 계약인데, 구조를 뜯어보면 여전히 팀 친화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예전 WBC에서 한국 타선을 압도하면서 류현진까지 감탄하게 만들었던 그 좌완이, 이제는 실력뿐 아니라 계약 방식으로도 꽤 강하게 존재감을 남기고 있다.
네오티비 김기자
이 정도면 산체스는 돈 더 받으면서도 팀 생각까지 해준 셈이죠. 해방은 됐는데, 완전히 자유롭게 간 건 또 아니라서 더 흥미로운 계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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